
# 폭풍의 언덕_에밀리 브론테
# 첫 문장 - 1801년 - 집주인을 찾아갔다가 막 돌아오는 길이다.
# 인상깊은 구절
102p 10시까지 누워 계시면 안 돼요. 그때는 벌써 아침의 가장 좋은 시간이 지나버리니까요. 10시까지 하루 일의 반을 하지 않은 사람은 나머지 반도 못 하기 일쑤지요.
541p 내겐 오직 한 가지 소원이 있고, 내 몸과 능력이 그것을 성취하기를 열망하고 있어.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꿋꿋하게 그 소원의 성취를 열망했던지 나는 그것이 꼭 성취되리라고 믿고 있지. 그것도 얼마 있지 않아서 말이야. 그것을 위해 내 생애를 바쳐왔기 때문이지. 나는 소원이 성취되리라는 기대 속에 갇혀버린거야.
# 생각
폭풍의 언덕은 샣이 읽었던 박경리님의 김약국의 딸들 이후로 오랜만에 소름끼치고 가슴아픈 내용이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워더링 하이츠 집과 드러시크로스 저택, 이 두 곳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워더링 하이츠는 히스클리프와 그의 가족(?)들이 사는 곳이다. 다소 높은 언덕 중턱에 위치하며, 등성이를 넘어 불어오는 바람이 매우 거세다.
반면에 드러시크로스 저택은 워더링 하이츠에서 6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히스클리프가 임대를 놓은 곳이다. 아주 넓은 평원과 따뜻한 분위기가 연상된다.
이 소설의 화자인 록우드는 드러시크로스 저택의 임차인이다. 드러시크로스에 잠시 머물면서 이 곳의 가정부인 딘부인과 대화를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거나 늘어지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치밀한 묘사가 돋보인다. 마치 샣이 그 사건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다.
등장인물은 히스클리프, 캐서린, 힌들리(캐서린 오빠), 조셉, 넬리(딘 부인), 헤어튼, 캐서린(캐서린의 딸), 린튼 자매 등이다.
여기서 캐서린의 딸 이름이 캐서린이라 처음에 인물관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캐서린의 딸 이름에서 그의 남편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한 것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히스클리프의 사랑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내가 사랑한 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 적어도 본인은 아니라 생각하겠지만
결국 그 주위의 모든 사람을 고통스럽게 해야만 나의 사랑이 증명되는 것이라면..
사랑의 이면은 매우 잔인하고 지저분한 것이 아닌가.
내가 아무리 막으려 해도, 그곳으로 가지 않으려 해도
운명이란 결국 돌고 돌아 나를 그 곳으로 데려다 주는 것인가.
내가 생각한 복수의 끝이 온다해도
결국 그 끝의 순간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그걸 깨닫는 순간이 결국 나를 향한 복수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 끝난 후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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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2021년이 되었다. 올해는 우리 누구에 대한 미움, 원망, 복수 말고,
나를 위한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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