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이야기

인생의 베일 - 평화는 일이나 쾌락, 이 세상이 아닌 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답니다.

얼룩말책방 2021. 5. 16. 10:26

 

# 인생의 베일_서머싯 몸

 

# 첫 문장 - 그녀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137p 눈물이 키티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입을 약간 벌리고 숨을 멈춘 채 손으로 가슴과 입을 감싸 쥐고서 앞을 응시했다. 이렇게 마음이 가벼워 보기는 처음이었고 마치 몸을 허물처럼 발치에 벗어던지고 순수한 영혼이 된 것만 같았다. 아름다움이 다가왔다.(키티가 메이탄푸의 방갈로에서 새벽 녁 요새를 본 순간의 느낌)

190p 알겠지만 평화는 일이나 쾌락, 이 세상이나 수녀원이 아닌 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베일 밖에서 보는 것일 수 있다.

너무 행복해 보이지만 쇼인도인 부부, 불행하고 힘든 삶처럼 보이지만 안분지족하는 사람 등

우리가 보는 그 부분은 그들이 가진 수 많은 모습들 중 하나의 단면이라는 것, 그렇기에 남들에게 보이는 내 삶은 나에게는 소소한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
오히려 내가 나에게 정직하고 내 삶에 당당한 것.

그것이 훨씬 중요하고 값진 가치와 방향이 될 것이다.

키티는 그 순간 현재의 삶을 모두 포기하고 얻고 싶은 만큼 찰스와 위대한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다.

거짓없고 고결한 사랑.

하지만 남편인 월터는 그 둘의 관계를 알았을 때, 슬픈 끝맺음을 이미 예상했었는지 모른다. 키티가 볼 수 없는 찰스의 다른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그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 않은가? 심지어 그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도 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이미 그것을 알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는 매우 잘 보일 수 있다는 것.

인생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 단지 내가 몰랐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고 이 책을 읽으니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삶이 맥락 속에서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각자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인가 보다.


그들은 가족 안의 구성원이기도 했지만, '나' 로서의 객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